|
 |
|
컨텐츠 | contents |
 |
|
스터디 | study |
|
|
 |
|
|
 |
|
|
| 무학대사와 신행정수도 이전[KBS뉴스에서 펌] |
 |
|
| 글쓴이 : 김대홍기자 고유ID : 김대홍기자
날짜 : 00-00-00 00:00
조회 : 5939
|
|
|
출처 : http://news.kbs.co.kr/bbs/exec/ps00404.php?bid=73&id=21
< 에피소드 1 >
지금으로부터 600여년전. 그러니까 고려말이죠.
낮잠을 자던 이성계는
서까래 셋을 지고 꼬끼오 하고 우는 꿈을 꿨습니다.
심상치 않은 꿈이라고 여긴 이성계는
곧바로 도가 높다는 스님을 찾아가 꿈 이야기를 하고 해몽을 부탁했죠.
그 스님은 한참을 망설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까래 셋을 등에 지셨다면, 장차 왕이 되실 것입니다. 등에 서까래를 진 글자가 임금 왕(王)자 이기 때문입니다. 또 꼬기오를 한자로 쓰면 고귀위가 됩니다. 가장 높고 귀한 자를 말하는 것이지요."
그토록 바라던 그 말이었기에 이성계는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성계는 그 스님에게 자신의 스승이 되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그 스님은 정중히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올시다. 삼인봉에 가시면 제 제자인 무학대사가 있습니다. 그를 만나 보십시요.
이렇게 해서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에피소드 2
무학대사를 만난 이성계는 해몽처럼 승승장구하더니 결국에는 새나라를 세우고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정합니다. 내친김에 이성계는 1394년 나라의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기로 결심합니다. 이때도 무학대사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뜻밖의 벽에 부딪칩니다. 무학대사와 정도전이 궁궐위치를
놓고 대립했기 때문입니다.
무학대사는 무악산 부근 그러니까 지금의 신촌에 궁을 지어야 한다고 주
장한 반면 정도전은 북한산 아래에 경복궁을 세워야 한다며 맞섰습니다.
권력 실세들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듯합니다. 결국 현 위치에 경복궁이 세워졌고 조선왕조는 5백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만약 무학대사의 말대로 신촌에 경복궁이 세워졌다면 조선은 얼마나 이어졌을까요?
에피소드 3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도읍지로 한양을 추천하지 6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또 한번 수도 이전문제를 놓고 전국민이 찬반 양론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연일 신행정수도 이전이 톱뉴스로 나오고 있지요.
대통령 탄핵으로 잠잠해 있던 정부는 지난주 정부기관 74개와 헌법기관 11개 등 모두 85개 국가주요기관을 충청도에 옮기겠다고 잠정 발표했습니다. 또 늦어도 오는 8월안에는 신행정수도가 들어설 최종 지역도 정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야당과 일부 언론들은 이것은 단순한 행정수도 이전이 아니라 천도, 그러니까 도읍을 옮기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행정수도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그것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이전만을 뜻하는 것이지 지금처럼 행정, 입법,사법까지 왕창 옮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천도를 하고 싶으면 먼저 국민투표를 거쳐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위기때마다 정면돌파로 승부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부장과의 만찬장에서 신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국민투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언론사 부장은 노 대통령도 국민투표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 자신이 국민투료를 꺼냈다가 지난번처럼 탄핵사태를 몰고 올 수도 있어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이 과연 천도냐 아니냐 하는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치,행정은 충청권으로 옮기더라도 경제권은 계속 서울에 남아 있기 때문에 고전적, 왕조시대 개념의 천도와는 분명 다르다는게 정부의 주장입니다. 이성계와 무학대사 처럼 갑자기 한양으로 천도하면 기존의 개성은 껍데기만 남게돼 타격이 크지만 지금 서울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야당은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행정수도 이전이 아니라 사실상 천도라며 경제도 어려운데 꼭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행정수도 이전을 지금 추진해야 겠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 에피소드 4 >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조선의 도읍을 한양으로 옮긴 것은 무엇보다 고려왕조와의 단절을 위해섭니다. 고려왕조에 대한 백성들의 향수를 빨리 차단해야 자신들의 권력을 확실히 지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죠. 또 세상이 바뀌었는데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미지 정치도 한 몫했다고 생각듭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은 왜 하는 거죠? 국민적 합의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 행정기관은 물론 입법, 사법기관까지 옮겨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지방의 균형발전 때문일까요? 아니면 수도권의 과밀화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서 일까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일까요? 또 남북이 통일되면 어떻게되는 거죠. 다시 서울로 수도를 옮기는 건가요?
저 역시 머리가 복잡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국민적 합의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였다가는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새만금 사업과 경인운하 사업, 원전처리 문제 등 크고 작은 정부의 국책사업이 왜 아직까지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할 때입니다.
|
|
|
|
